뒤로가기
내가 뉴스를 끊은 이유

August 9, 2021

essayproductivity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뉴스 앱을 열었다. 출근 지하철에서도 뉴스. 점심 먹으면서도 뉴스. 자기 전에도 뉴스. 하루에 뉴스를 보는 시간을 합치면 1시간이 넘었다.

그런데 한 달 전에 읽은 뉴스 중 기억나는 게 있나? 거의 없다. 읽을 때는 중요한 것 같았는데, 일주일만 지나면 잊혀진다. 내 삶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준 뉴스는 1년에 몇 개나 될까?

뉴스를 끊어보기로 했다.

뉴스가 하는 일#

뉴스는 정보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을 파는 비즈니스다. 클릭을 유도하려면 자극적이어야 하고, 자극적이려면 부정적이어야 한다. 경제 위기, 정치 갈등, 사건 사고. 뉴스를 많이 볼수록 세상이 더 위험하고 불안한 곳으로 느껴진다.

Rolf Dobelli는 "뉴스는 설탕과 같다"고 했다. 즉각적인 만족은 있지만 영양가는 없다. 짧은 기사를 빠르게 소비하는 패턴은 깊이 생각하는 능력을 약화시킨다.

Cal Newport도 비슷한 말을 했다. 뉴스와 SNS 피드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습관이 Deep Work의 가장 큰 적이라고. 정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이 집중력을 갉아먹는다.

끊는 과정#

한 번에 다 끊은 건 아니다. 단계적으로 줄였다.

1단계: 뉴스 앱 삭제. 핸드폰에서 뉴스 앱을 지웠다. 이것만으로 하루 30분이 비었다. 습관적으로 앱을 열려다가 앱이 없으니까 멈추게 된다.

2단계: 뉴스 사이트 차단. 브라우저에서 뉴스 사이트를 차단했다. 무의식적으로 URL을 치는 걸 막기 위해.

3단계: 푸시 알림 끄기. 남아 있던 속보 알림까지 전부 껐다.

처음 일주일은 불안했다.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FOMO(Fear Of Missing Out).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니까 놓친 게 없다는 걸 알았다. 정말 중요한 뉴스는 뉴스를 안 봐도 어떻게든 들어온다. 동료가 말해주거나, 단톡에 올라오거나. 뉴스를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중요한 정보는 알게 된다.

달라진 것#

아침이 달라졌다. 뉴스 대신 책을 읽거나 산책한다. 하루를 시작하는 감정이 불안에서 평온으로 바뀌었다. 부정적인 뉴스로 시작하는 아침과 조용한 산책으로 시작하는 아침은 하루 전체의 톤이 다르다.

집중 시간이 늘었다. 뉴스를 끊으니 "잠깐 뉴스 볼까" 하던 빈도가 사라졌다. 코딩 중간에 브라우저 탭을 열어서 기사를 읽는 습관이 없어졌다. 그 시간이 전부 작업 시간이 됐다.

생각이 깊어졌다. 뉴스를 많이 볼 때는 여러 주제에 대해 얕게 아는 상태였다. 끊고 나서는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읽는 시간이 생겼다. 기사 대신 책을 읽고, 블로그 글을 읽고, 논문을 읽는다.

불안이 줄었다. 세상이 더 안전해진 건 아닌데, 불안이 줄었다. 뉴스가 만들어내는 인위적 불안이 사라진 거다.

예외: 기술 뉴스#

일반 뉴스는 끊었지만, 기술 뉴스는 유지하고 있다. 개발자에게 기술 트렌드 파악은 업무의 일부니까.

대신 소비 방식을 바꿨다. 실시간으로 읽지 않고, 주 1회 몰아서 읽는다. RSS 피드와 뉴스레터를 구독해두고, 일요일 아침에 한 시간 투자해서 주간 기술 동향을 파악한다. 매일 조금씩 읽는 것보다 주 1회 집중해서 읽는 게 기억에 더 남고, 트렌드의 흐름이 보인다.

뉴스를 끊는 건 무지를 선택하는 게 아니다. 중요한 정보와 소음을 구분하는 거다. 세상의 모든 일을 알 필요는 없다. 내 삶과 일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는 정보에 집중하면 된다.